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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백

일상 - 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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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수요일부터 휴가를 보냈다. 정확하게는 화요일 퇴근 이후로 부터 자유의 시간이 부여된 셈이었겠지만, 발목을 잡고 있던 일들을 마저 처리하고 집에 도착하니 어느덧 새벽 2시였다. 그럼에도 해야 하는 일은 있었지만, 최소화로 처리 가능한 일들만 남았다. 일 머리로 굴리면 끝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마음과는 달리 몸은 그저 쉬고 싶었던 모양이다. 아무 생각 없이 잠시동안 해방되고 싶었다. 

그리고 출근이 다가오는 월요일 새벽이다. 그렇다. 노는 것만큼 시간이 쏜살같이 달려가는 것도 드물다. 쉴 만큼 푹 쉬었고, 오랜만에 원 없이 푹 잤다. 한데 그게 끝이다. 참으로 허무하다. 물론 속이 조금 편치 않아 고생 아닌 고생을 조금 했는지라, 3일 내내 침대와 함께 시간을 나누었다. 배달 음식도 가려먹어야 하는 처지였던지라, 원 없이 먹다가도 원치 않은 금식을 거듭하기를 반복했다. 무언가 모호했다. 

나에게 주어졌던 시간들이 모호하게 흘러갔고 쏜살같았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지만, 반대로보면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나가기도 뭐하고, 돌아다니기엔 더더욱 뭐하다. 다닌다 해도 날씨가 문제다. 이 날씨. 엄두조차 나질 않는다. 채널관련 업무를 보기에도 애매한 상황에 놓였다. 편집도, 편성도 스케줄 적으로 할 수 있는게 별 달리 없는 상황. 컨디션 또한 난조를 거듭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휴가시즌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비상시국이다. 참, 뭔가 싶다. 

잠으로 지새우고, 배달과 함께하며, 침대와 한몸으로 보낸 지난 휴가시간.

정신이 돌아온 토요일 오전부터 아쉬움과 후회를 반복하긴 했지만, 지금은 나름 훌륭하게 보낸 듯싶다. 이 시국에 잘 먹고, 잘 잤다면, 충분했던 것이 아닐까? 다가올 월요일부터 또 다른 스트레스가 몰려오겠으나, 푹 쉰 만큼 잘 다스려봐야겠다. 아직은 달려야 할 시기니깐.

 

210802 

 

아쉬움이 컸지만 지나고보니 만족스러웠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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