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함 (3) 썸네일형 리스트형 일상-스물둘 감정의 바다가 넘실거린다. 갑자기 타오르는 기분으로 몰두하다 한순간에 식어버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일말의 행이라면, 조금은 깨어난 느낌이고 무언가를 붙잡고 해보려 하는 것. 여전히 가슴은 황폐하고 타들어가는 감정이 지배하고 있음에도 구태여 끄집어내고자 하는 용기를 짜내는 건 긍정적일 것이다.이것은 나의 비참한 오늘을 기록을 기억코자 남기는 발악이다. 언제까지 꾸준함을 유지하며 남겨둘지는 모르겠다. 어느날 내 생각과 반대로 이 조차 지워질 지도 모르는 일이다. 망각은 신의 배려라고 하는데 자격 미달이라 그런지 망각은 찾아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홀가분해지고 싶다. 문이 닫히고 있지만 그와 달리 말끔히 깨어나고 싶다.담담해질 순간은 올 것이다. 증오는 그대로 남겠지만 황폐해진 마음도, 타들어가는 감정도... 일상-스물하나 20대를 넘어선지 두배가 넘는 세월이 흘렀건만, 아직도 벙어리 냉가슴 앓고 있는 내 모습이 참으로 어처구니 없게 비추어진다.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러나 인정해야 할 건 해야 한다. 지금 나는 많이 지쳐있다. 모든 것이 버겁게 느껴진다. 이렇게 타자를 쳐가며 감정을 담아내는 행위조차 용기가 필요할 만큼. 요즘은 모든 것에 화가 올라오고 증오가 그득하다. 애 궂은 감정에 몽니를 부리는 것 같아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그냥 회의적으로 비추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가슴은 계속 타들어가는 기분이고, 썩 좋지 않은 상태이다. 아무리 시원한 물을 연거푸 마셔봐도 여전히 가슴은 타들어간다. 없던 스트레스가 자연적으로 발생한다. 속을 달래야 하는데 그게 되지 않는다. 이를 열의로 바꿀 수만 있다면 무한의 동력이 되어 나.. 일상-스물 모처럼 밖으로 나갔다. 피부과를 다녀오고, 머리를 새로이 다듬었다. 떨어져가는 향수도 새로 구매했다. 가볍게 점심도 먹고, 인파 속에서 유유히 홀로 길을 재촉했다. 시간은 분주하게 흘러갔다. 저녁 무렵 집에 도착해서는 집안일에 매진했다. 이불을 포함한 빨래부터 청소, 분리수거까지 명료하게 처리했다. 은근히 거슬리던 손,발톱도 말끔히 다듬어주었다. 쾌쾌한 집안의 냄새도 빼내고, 향긋한 오일로 분위기를 정화해나갔다. 오랜시간 부재했던 책상도 정리했다. 방전된 기기도 서둘러 충전을 먹였다. 자판을 두드리는 지금, 되돌아보니 오늘은 들인 돈 만큼이나 참으로 알차게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럼에도 가시지 않은 갑갑함은 달아날 줄 모른다. 잊혀지기 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휴대폰 속에 쌓여있..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