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만에 기나긴 연휴의 끝이라 그런지 의무적으로 제 컨디션을 찾으려 했던 하루 였습니다. 그럼에도 하루라는 시간이 남아있다는 여유속에, 무난히 흘러갔던 하루 입니다. 저는 오늘 오후 3시 반 정도에 투표를 마쳤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오전 6시에 투표를 했었어야 했지만 이제는 그 시간을 기다리는게 이제는 쉽지 않더군요. 이번에도 적지 않은 분들께서 소중한 권리를 행사 하셨을 겁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지난 4년 동안의 시간. 그리고 세번의 경험을 통해 이번 투표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혹자는 더 길게 느껴지던, 또 다른 혹자 에겐 자조적인 순간으로 기억될 오늘. 어느 방향이던, 어느 쪽으로든, 여러모로 오늘은 많은 의미를 지니게 될 하루였겠지요. 이런 시간을 겪고 있는 입장에서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대의 발달로 다양한 방식과 채널을 통해 참여와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많은 분들이 자신의 생각을 개진하며 그 속에서 때론 격려하고, 논쟁을 펼치며, 한편으로는 근거없는 가짜뉴스들이 판을 치는 것이 가능해졌죠. 상황이 이러다 보니 정치에 대한 열망이나 참여자 스스로가 논객이 되어 시국을 논하고 평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러한 모습들은 시대가 발달되기 전에 이미, 여러분들의 삶에서도 진즉 경험 해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을 무렵에 만난 이들에게 견해를 물어보자면 때론 가볍고 때론 촌철 살인으로 답을 했었던 그들. 제 삶속에서도 군데군데 간혹, 그럴 싸하고 제법 설득이 되는 언어로 유희를 즐기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들의 생각과 행동은 일치 하던 경우가 많지 않았고, 그 뒤에 돌아온 답은 실망감을 안겨주기 충분했습니다. 다소 자조적인 의미 입니다만, 부끄럽게도, 그 시간 들을 돌이켜보면 한때나마 저도 그랬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흔히들 오랜말로 ‘꼰대’라고 불려지기도 했고, 요즘말로 ‘입진보’, ‘씹선비’ 라는 단어가 등장 하게 된 것도 그 때문 이겠지요. 아마 저 또한 누군가에겐 꼰대, 입진보, 씹선비라 불리워졌을 겁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지금도 그 단어가 유효할 지도 모르겠지만.
다수의 분들이 그러하다고 밝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최소한 상식적으로 생각을 개진해줬으면 하는 바램.
그 바램의 시작이자 단초가 되는 투표권의 행사를 통해 행동으로 보여줬으면 하는 오늘.
누구를 찍든, 어떤 사람을 밀든, 프레임과 공학적 계산법이 난무하기 앞서, 중요한 것은 남의 입과 행동이 아닌 한사람 한사람이 지닌 소중한 권리의 행사로 부터 세상은 바꿔진다는 진리. 그 진리의 순간을 입이 아닌 한표로써 보여주는 것이 모두의 몫인 오늘.
이제, 19번째 대통령의 주인공이 밝혀질 시간입니다.
어떤 후보가 되든, 여러분의 소중한 한표가 제대로 실천 되었을 오늘이 되셨길 바래봅니다.
2017.05.09
SEO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