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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선

0416 아직도 저 바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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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이 흘렀습니다. 아직도 저 바다엔 슬픔과, 분노와, 의문이 가득합니다. 

몇몇은 여태 돌아오지 못한 이들도 있습니다. 마다의 행복과, 저마다의 기분을 느끼며 그날, 그 배에 올랐던 수 많은 사람들. 


시간이 아무렇지 않게 흘러갈 줄은 몰랐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기다리면 나아질 듯 싶었던 상황들은 아직도 저 바다에 가라앉아있는 상황이 모든 것을 대변해 주고 있습니다.

무엇인가, 대단한 일을 행할 것 처럼 다짐했던 스스로의 마음가짐도 어느덧 희미 졌습니다. 잊고 살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을 집중해서 행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어쩌면 침묵한 현실에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그 때문일 것 같습니다.   


늦었지만, 조금씩 개선되거나 변화되는 모습은 감지되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지던 현실은 그 보다 더 느리고 무심하게 지나쳐갔습니다.

적어도 어디에서든 시작 되었어야 했던 일들 이었지만, 2년이 지난 이제서야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침묵 속에 죽음을 맞이했던 이들. 그들에겐 죄가 없습니다. 

그들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욕할 이유도 없습니다. 지겹거나 귀찮으시면 외면으로 가만히 계시면 될 일입니다.

단지 우리는 답을 찾고 있는 것일 뿐, 내일을 기약할 권리가 있던 사람들이 아직도 말해주지 않는 침몰된 배와 함께 수장되어 있습니다.


기억할 권리는 저마다 에게 있습니다. 강요해서 될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적어도 어느 누구 안전할 수 없는 현실을 모두가 목도한 것.

이것은 저마다 분명히 기억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진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세월호를 끌어올려 확인해야만 하는 것은 

우리가 봤던 현실이 얼마나 끔찍했던 일이었는지. 다시는 이런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인지. 

그래서 바다 위로 배를 끌어올리고,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9명과, 304명의 죽음도 모두 알아야 하는 일입니다. 

아직도 우리는 이를 끝까지 지켜 봐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4월 16일. 


2년전과는, 또는 1년전과는 다른 기분인 것은 사실이지만,

최소한 오늘만큼은 변치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매년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앞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함께하며 답을 찾겠습니다.





201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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